안녕하세요~^^
바쁘신데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지고 계신 직함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장협의회 회장보다는 완주군 로컬푸드협동조합 이사장님으로 더 유명하신데요. 이사장이 되시기 전에 로컬푸드협동조합이 상당히 시끄러웠어요. 외부인의 입장에서는 왜 그렇게 내홍을 겪어야 했는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어떤 문제가 있었나요?
누가 뭐라고 해도 완주를 대표하는 브랜드는 '로컬푸드1번지'입니다. 누구나 다 로컬푸드의 시작을 완주로 인식하고 있지요. '로컬푸드1번지'라는 브랜드가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로컬푸드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내홍을 겪으면서 많은 분이 '로컬푸드1번지'라는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까 걱정을 하셨어요. 로컬푸드협동조합에 대한 애정이라 생각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 아시는 것처럼 로컬푸드협동조합의 내홍은 이사들과 대의원들의 분열과 갈등이었는데요. 이런 갈등 역시 서로 잘 해보자는 취지이지만 오해가 쌓이고 반목하다 보니 골이 깊어져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갈등의 시작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적자가 심했던 데 있었어요. 저희가 2016년인가에 자조금을 걷었어요. 자조금이란 농·축산물 생산 농민들이 ‘자조금단체’를 구성해 농산물 소비 촉진, 품질 향상, 자율적 수급조절 등을 도모하기 위해 농민이 납부하는 금액을 주요 재원으로 해 조성·운용하는 자금입니다. 이 자조금은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수입도 아니고 지출도 아닌 별개의 제정인데 이 자조금이 수입으로 잡혀 있었어요. 자조금이 수입으로 잡혀 있으니까 적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이거를 2021년 세무사가 바뀌면서 찾아낸 거죠.
이런 거는 오픈해서 서로 잘못된 부분을 찾아서 문제를 정확히 보고 그걸 개선하려고 노력을 했어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자꾸 숨기니까 오해가 더 커지는 거지요. 제가 이사장이 된 후로는 그런 문제점을 해소하려고 다 공개를 했어요. 투명하게 공개하고 검증위원회를 통해 감사하고 결과 신속하게 알리면서 오해를 풀어가고 있어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우리 조합 정관에 맞게 다 공개하고 감사하고 있는 중이에요. 내부 사정은 지금도 조금 논쟁이 있긴 하지만 하나하나 차근차근 정리해 가니까 괜찮을 것 같아요. 제가 어떻게 하든 조합원을 화합시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니까 이제 마음이 하나씩 하나씩 돌아오고 있어요. 조합원들이 100으로 갈라졌다고 보면 한 90 정도는 돌아왔어요.
맞아요. 밖에서 보기에도 안정된 것으로 보여요. 적자가 심하다고 하셨는데요. 객관적으로 보기에 장사가 엄청 잘 되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왜 적자인가요?
로컬푸드 협동조합은 신용사업을 안 하기 때문에 사회적협동조합이라고 봐야해요. 우리 조합원들이 2014년도에 출자금을 내고 완주 로컬푸드협동조합을 만들었어요. 그 출자금으로 삼천동 매장을 오픈했어요. 완주 로컬푸드 매장은 하가, 모악, 둔산, 효자, 삼천 이렇게 5개와 로컬푸드를 활용한 식당 2개를 운영하였는데 순수한 로컬푸드협동조합 매장은 삼천동 하나이고 나머지는 건물 소유주는 완주군이예요.
우리 완주 로컬푸협동조합은 완주군에 농사를 짓고 완주군에서 살고 농지원부 경영체 등록이 돼 있는 사람 중에서 로컬푸드 인증을 받고 교육을 받고 이수한 사람에 한해서 가입할 수 있어요. 로컬푸드의 장점은 유통단계를 줄여서 소농, 여성농 등 생산자는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소비자는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싸게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통단계를 줄이기 위해 생산자가 직접 본인의 이름이 들어간 가격표를 붙이고 진열을 해요. 바로 소비자와 거래를 하는 거죠. 하루나 이틀 진열을 했는데 판매가 안 된 상품을 생산자가 수거를 해요. 수거 안 하는 상품은 기부를 해요. 농가들이 내는 1차 농산물은 적자가 날 구조가 아니요. 제고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6차 산업을 위해 로컬푸드를 가공하는 식당에서 적자가 발생한 겁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것은 경영이잖아요. 경영을 하는데 적자가 난다면 적자폭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게 제 임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각 매장별로 품목별로 매출 상황을 확인을 했어요. 우리조합에서 운영하는 농가 레스토랑은 우리지역의 믿을 수 있는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는 강점이 있어요. 반면에 원재료비가 너무 비싸요. 재료비가 비싸니까 수지 타산이 안 맞는 거죠. 재료비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거기다 점심 장사만 하니까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거예요. 그래서 가격을 조금 올리고 영업을 해 보니까 모악점은 정상 궤도에 올랐는데 효자점은 회복이 안되더라고요. 그럼 이걸 가지고 있으면 안 되잖요. 대의원 총회를 거쳐서 사업을 접었어요. 농가 레스토랑을 하던 자리에는 체험교육업체가 들어와서 수수료를 내고 사업을 하고 있어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좀 헛갈리는데요. 농협에도 로컬푸드매장이 있잖아요? 농협 로컬푸드하고 로컬푸드협동조합하고는 다른 건가요? 로컬푸드 혁신점도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로컬푸드는 같아요. 단지 경영 주체가 다르죠. 농협 로컬푸드는 각 단위농협에서 운영하고, 혁신점은 원래는 우리 조합에서 운영했었는데 공공급식센터에서 운영하고 있어요. 혁신점의 경우는 전라북도 로컬푸드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로컬푸드협동조합, 공공급식센터, 푸드테라피센터, 완주푸드허브사업단, 푸드체험교육센터 등 이름은 다르지만 로컬푸드를 활용한 융복합 사업들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런 걸 통합해서 같이 움직여야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요?
어떻게 보면 음식이라는 푸드라는 하나의 큰 덩어리가 다 이렇게 쪼개져 있는 상황이잖아요. 이런 거를 하나로 엮어서 완주군의 먹거리에 관한 큰 그림을 그리는 게 푸드플랜이에요. 세부사항은 아직 정확하게 이해를 못 해서 뭐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만 행정에서 주도를 해서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것을 이해는 해요. 그런데 문제는 푸드플랜을 주도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우리 조합원들인데 우리 조합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생략된 채 행정이 직접 나서서 몇몇 직원하고만 소통을 해서 추진하니까 반발이 있는 거예요. 푸드플랜도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을 거란 말입니다. 푸드플랜이 성공하려면 우리 조합원들과 소통하고 설득해서 방법을 찾아야 해요.
이사장님의 키워드는 소통, 설득, 화합인 거 같아요. 이번에 삼례 이장협의회 회장님이 되셨는데 매우 치열했다고 들었습니다.
치열했죠. 이장들만의 대표를 뽑는 건데 3년 동안 지역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주면 되는데 여기에도 정치적인 특정 세력이 개입을 해서 지역을 분열 시키는 것이 문제인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이 정치적으로 개입하다 보니까 그 사람이 미워서 반발을 하게 되고 그러니까 화합이 안 되고 그렇습니다. 전에 이장협의회도 고소, 고발이 난무했어요. 같은 지역에서 그럴 필요가 없는 거죠. 삼례에 주소만 있고 살지도 않으면서 지역을 위한다, 봉사한다, 그러면 안 되잖요. 이런 부분은 의회에서 조례개정을 통해 바꿔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지역이 발전하려면 먼저 화합해야 합니다. 삼례를 화합 시키는 것도 제 임무죠. 화합을 위해서는 이장협의회도 투명해지면 된다고 생각해요. 투명하게 전체 이장들의 동의를 받아서 사업을 진행하면 될 것 같아요. 계속 소통하면서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죠. 삼례가 소통하고 화합하기 위해서 기관, 단체장 회의를 분기별로라도 꾸준히 진행했으면 합니다. 예전에는 읍장님, 교장선생님, 조합장, 파출소장, 우체국장, 부녀회장, 체육회장, 이장협의회 회장, 번영회장 등 기관, 단체장 회의가 있었어요. 삼례의 리더들이 모여서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방법을 찾아간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 임기 중에는 이런 모임을 다시 시작해 보고 싶어요.
결국 삼례도 소통과 화합이네요. 이장협의회 차원에서 계획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먼저 삼례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고산 미소시장처럼 관광체험형 시장으로 가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일단 시장 통로에 비가림 시설을 해서 기후와 관계없이 손님들이 찾아오실 수 있도록 하고, 더불어 전통시장 냄새가 물씬 풍기도록 만들었으면 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고요. 군의원, 도의원 등과 협의하고 행정과 협력해서 방법을 찾으려고 해요.
또 하나는 한별고를 남녀공학으로 해서 삼례중학교 근처로 옮겼으면 합니다. 이장이 학교 문제까지 고민하냐고 하는데 학교나 시장이 잘 정착되면 지역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주민대표인 이장님이나 부녀회장님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직에 계신 분들도 제발 어떤 일을 하기 전에 주민들과 충분히 협의해서 합의하에 일을 진행해 주면 좋겠습니다. 주민들과 직접 만나기 어렵다면 이장님들이나 부녀회장님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3년이 임기인데요. 지역의 화합을 위해 꾸준히 소통하고 의견 차이가 있을 때에는 충분히 토론하고 설득해서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가겠습니다.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